[100제]92. 거래
- wonwoohome0717
- 2015년 10월 5일
- 4분 분량

김민규X전원우
92. 거래
***
뉴욕 할렘가. M이라는 닉네임을 달고 마약상을 하는 민규는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 연결되지도 않은 전화를 끊었다. 돈이 밀린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이었다. 마약상을 하며 어느 정도 먹고 살만해진 민규는 좀 더 영역을 넓혔다. 돈은 수 배로 벌었지만 오늘과 같은 일들이 종종 있었다.
이래서 약쟁이들이란.
유난히 길을 걸으며 담배를 피우지 않는 민규가 골목으로 들어와 불을 붙였다. 머리를 싸매고 쪼그려 앉은 민규는 주위를 둘러보다 이상한 구멍을 발견했다. 저게 뭔가 싶던 민규는 몸을 일으켜 벽 앞에 섰다. $5와 SUCK이라는 단어를 보자 눈썹을 움찔한 민규가 가만히 서있었다.
야. 안 할 거면 저리 가.
뜬금없이 들리는 한국어에 놀라 민규는 뒷걸음질을 쳤고. 구멍 안에서는 작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쫄보새끼. 돈도 없어 보이는구만. 이런 소리를 듣자 괜히 발끈한 민규는 구멍으로 다가와 지갑을 열어 10달러 5장을 돌돌 말아 밀어넣었다.
와, 이렇게 많이? 나 입 다 헐어.
어디서 날 무시해, 이런 남창새끼가.
나 몸은 팔아본 적 없는데?
안에서 키득거리는 소리와 함께 지폐를 세는 소리가 함께 들리자 민규는 쓰잘데 없는 뿌듯함과 우월감이 들었다. 그러자 갑자기 구멍 안에서 손가락 두개가 쑥 나오더니 안해? 돈도 이렇게 많이 줬는데. 라는 목소리와 그는 손가락을 빙빙 돌렸다. 괜히 구미가 당기지 않아 다시 쪼그려 앉아 그 손가락을 콱 잡아 눌렀다.
아, 아아! 야, 안 놔?
이런 벽 두지 말고 얼굴 보고 하자.
싫어. 내가 왜.
내가 50달러나 줬잖아. 누가 너 좋으라고 준 줄 알아? 10번 빨 거 한 번으로 퉁 치차고. 또 싫다고 하면 손 안 놔준다?
아, 미친새끼. 괜히 건들였다. 알았으니까 좀 놔라.
민규는 실실 웃으며 자켓 안에 있던 수첩을 꺼내 집 주소와 시간을 적어 돈을 말아 넣듯 종이를 찢어 넣고 골목을 빠져나왔다.
***
똑똑. 노크 소리가 들리고 잠시 눈을 붙이던 민규가 낮의 일은 전부 잊고 고객에게도 가르쳐주지 않은 집에 누구지 싶어 문을 열었다. 저보다 작은 키에 날카로운 눈으로 올려다 보는 것에 움찔해 눈을 비비적거렸다.
누구?
이런 미친. 지가 불러놓고 기억도 못해?
날카로운 눈의 그는 수첩에 적힌 주소와 제 닉네임이 적힌 종이를 눈 앞에 들이 밀었다. 민규는 아, 하고 그의 손을 잡고 집 안으로 밀어 넣었다.
손님한테 대하는 태도 봐라.
진짜 올 줄은 몰랐는데.
손가락 끊어버릴 기세로 잡아 돌리더만 아주.
이거봐. 하며 상처라도 난 것인지 밴드를 붙인 손가락을 보였고 그것에 귀여워 웃음을 흘리곤 그 밴드 위에 쪽, 입 맞췄다. 으으. 하며 바뀌는 표정에 머리를 쓰다듬었다.
저녁은 먹었어? 안 먹었으면 뭐라도 해 줄까?
나 저녁 먹으러 온 거 아닌데? 아니다. 저녁으로 네 거 먹으면 되겠네.
냉장고를 뒤적거리는 저의 손을 붙잡아 식탁 의자에 앉히고는 그 앞에 무릎을 접어 앉은 그는 민규의 바지 버클을 풀러내었다. 남자에 안달난 듯한 모습에 웃으며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고 있자니 점점 대담해지는 손길에 제 것이 점점 서는 느낌이 들어 그를 제지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제 것을 입에 물었고 민규는 낮은 신음을 흘렸다. 아까 저가 느꼈던 우월감을 느낀 것인지 피식 웃으며 점점 더 짙게 혀를 놀렸다. 강한 쾌감을 느끼며 고개를 뒤로 젖히고 참을 수 없는 사정감에 결국 그의 입에 분출해버리고 말았다. 그는 익숙하다는 듯 액을 휴지에 뱉어내고 입주변을 정리했다.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몸이 동해 얼굴을 감싸 쥐었다.
이름은?
흐음, 이름은 왜?
할 때 불러야지.
뭔 소리래. 누가 해주기는 한대? 아니면 너부터 알려주던가.
민규. 김민규. 나 이거 고객한테도 안 알려주는데.
전원우. 고객? 너 호빠에서 일해?
아니, 마약상.
으, 시발. 약쟁이랑은 얽히면 안 되는데.
나는 약 안 해. 9번 남은 거 그냥 한 번으로 끝내자.
민규는 원우의 손을 잡고 일어서서는 침대 위에 앉히고 입을 맞췄다. 자연스럽게 얽히고 설키는 혀에 한번 배출했던 것이 다시 쌓이기 시작했다. 분명 몸은 안 판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아니, 이렇게 생겼으면 이미 후다려나. 이런 저런 생각이 꼬리를 물어갈 때 쯤 혀에서 따끔한 느낌이 나 인상을 찌푸리고 그를 보니 꽤나 심통이 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집중 안 해? 분위기 잡고 키스까지 하면서 어디 딴 생각...
너 후다지?
예의가 없네, 상대한테. 하는 일이 그런데 아다일리가.
흐음. 왠지 작게 화가 났다. 원우의 처음을 갖지 못한 것과 또 그가 그런 일은 한다는 것. 지금까지 술술 풀리던 스물 하나 민규의 인생이 원우를 만난지 하루도 안 돼서 꼬여버리는 느낌을 받았다.
아다 아니면 구미가 안 당기나 보네? 그럼 나 집에 갈까?
아니, 누가 그래도 된다고 그랬지. 난 오늘 널 산 거야. 정신차려.
아아, 예. 그러시겠죠. 스트립쇼라도 할까요?
그거 좋네. 벗어, 혼자. 원우의 입에서 나온 스트립쇼라는 말에 입꼬리를 당겨 웃으니 그도 기가 찬다는 듯 허, 웃어버리곤 침대에서 일어났다. 금욕적으로 목 끝까지 잠겨있던 셔츠 단추를 톡톡 풀어 내는 원우에 민규는 자켓 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물었다. 야살스럽게 웃으며 셔츠를 벗어내고 민규에게 다가오며 바지를 벗어내는 동안 민규는 담배에 불을 붙여 한 모금 빨았다 연기를 뿜었다. 언제 다 벗은건지 이미 나체가 된 원우는 침대에 걸쳐앉아 있던 민규를 밀어 눕히곤 그의 손에 있던 담배를 빼앗아 입에 물었다. 맛있는 것 좀 펴라. 생긴건 대마도 하게 생겨서는. 원우의 말에 민규는 크게 웃으며 골때리는 새끼라며 작게 중얼거렸다. 원우는 담배를 벽에 지져 끄고는 꽁초를 아무대나 던져 버리곤 민규에게 입을 맞추며 민규의 셔츠를 벗겨내고 반쯤 벗겨져있던 바지도 벗겨냈다. 뿌듯하게 웃어보인 원우에 민규는 귀엽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었다.
다정하게 하지 마. 내일이면 남이야.
너야 말로 야하게 행동하지 마. 그리고 누가 내일이면 남이래. 법으로 정해놨나?
개소리 말고 좀. 그냥 좀 박아라. 나도 몸 달아.
제가 말이 너무 많았나. 제 입술을 손가락으로 쓸어내며 말하는 원우에 민규는 그의 구멍으로 손가락을 하나 갖다대어 살살 돌렸다. 관계의 서막을 알리는 행동에 민규의 위에 앉아있던 원우도 흥분이 되는지 얼굴이 붉어져서는 고개를 푹 숙였다. 이렇게 조용한 모습은 또 처음이라 민규는 조금씩 그의 페이스에 맞춰 하나를 완전히 밀어넣었다. 아아! 하고 터지는 신음이 그리 아름다웠던 적이 있는가. 그를 살살 안아 눕히며 손가락을 갈고리처럼 휘어 안을 자극했다.
흐응, 아! 민규, 남자랑 많이 자봤어?
아니, 너가 세번째인가.
으앙, 하. 처음이 아니라 아쉽네.
누가 할 소리. 내일이면 남이랄 땐 언제고 처음이 아니라 아쉽다니. 원우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원우의 처음은 누구였을까. 원우는. 전원우는... 전원우는 어떤 사람이지? 왜 갑자기 내 인생에 끼어들어 생각없이 살던 나를 바꿔놓은 거지.
원우야. 전원우.
하으, 왜 민규야. 김민규. 으윽, 아! 너무 아파. 살살 넣어.
조절이, 윽. 안 되는 걸 어떡해.
민규는 원우를 괴롭히던 손가락을 빼고는 배 이곳저곳에 입을 맞추더니 그대로 박아넣었다. 원우의 입에서는 울음 섞인 신음이 터졌고 그를 아프게 한 것인가 안절부절해진 민규는 그의 눈에 고인 눈물을 손으로 닦아 냈다. 울지 말라며 귀에 속삭이고는 그의 눈두덩이 위로 입을 맞췄다. 움직여도 되냐는 의미로 그와 눈을 맞추고 있자니 고개를 끄덕이곤 제 어깨에 고개를 묻는 원우가 귀여웠다. 조금씩 허리를 움직이니 그의 앓는 신음이 귀에 울려퍼졌다.
으, 으응. 민규... 아앗, 좋, 좋아... 더, 으응? 더 해줘어...
요물이야, 아주. 후.
이제와서 민망해진 건지 한 손으로는 침대 시트를 부여잡고 다른 손으로는 얼굴을 가려버리는 원우에 민규거 피식 웃음을 짓고 양손을 깍지 껴 잡았다. 원우야, 전원우. 그의 이름을 부르자 꾹 감고 있던 눈을 떠 저를 바라보았다.
앞으로 우리집으로 출근해. 아니, 우리 같이 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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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빗취미 낭낭한 원우가 보고 싶어서 써둔 글이었는데
딱 생각 나서 올려봐요ㅠㅠ!!
약쟁이도 좋으니까 나중앤 약쟁이 원우도 써야지
룰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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